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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속에서도 으뜸(?)인 소나무

민화의 주요 소재들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작호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위키백과)  


민화는 여러 가지 소재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그림을 간직하는 사람에게 복을 빌어주기도 합니다. 어해도는 주로 물고기와 게를 소재로 그린 그림인데 잉어와 붕어, 쏘가리 등의 물고기는 입신양명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게와 거북도 입신양명과 부귀 그리고 다산을 상징합니다. 이런 상징체계는 소재를 나타내는 한자어의 모양, 발음 등을 토대로 만든 것들입니다. 또한, 해당 소재의 생태와 모습에서도 의미를 가져온 것들이 많습니다. 

민화는  조선시대 서민층이 그린 그림으로 여러 가지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민화는 화조영모도, 어해도, 작호도, 십장생도, 산수도, 풍속도, 고사도, 문자도, 책가도, 무속도 등이 있습니다. 민화에 등장하는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꽃, 나무, 동물(개, 고양이, 호랑이, 까치, 참새, 닭, 물고기, 게), 십장생, 글자, 책, 무속 관련 인물이나 도구 등이 등장합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각각의 소재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그 소재에 의미를 담아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면서 그 뜻을 전달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고양이는 한자어 猫(묘)를 쓰는데 이것은 중국어의 늙은이 모(耄)와 소리가 같고 70을 뜻합니다. 조선시대에 70세는 장수한 나이입니다. 따라서 고양이의 그림은 주로 장수를 기원하는 것이지요. 닭은 머리에 벼슬이 있기 때문에 관직을 상징합니다.  

물고기와 게를 그림 어해도. 물고기는 다산, 게는 입신양명을 상징한다.(위키백과) 


꽃과 곤충을 한 폭에 담는 초충도 역시 여러 가지 상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똑같은 나비가 등장하는 그림도 상황에 따라 장수를 상징하기도 하고 기쁨을 상징하기도 하고 부부의 금실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모란과 나비는 부귀영화, 덩굴식물과 나비는 자손 번성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메뚜기나 방아깨비 등의 곤충들은 알을 많이 낳기 때문에 다산을 상징하며, 꿀벌은 부지런함을 상징하며, 사마귀는 권위를 상징합니다.
  
모란도. 모란은 일반에서는 부귀와 행복을, 궁중에서는 권위를 상징한다.(위키백과)  


십장생도와 사군자도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주로 장수와 절개를 상징합니다. 십장생은 해, 산, 물, 돌,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사슴, 학처럼 오래 살거나 변함이 없는 것들을 그림에 넣음으로써 장수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사군자는 겨울에도 꽃을 피고(매화), 깊은 산속에서도 향기를 발산하고(난초), 늦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향기를 내고(국화), 흰 눈에도 푸르게 우뚝 솟아(대나무) 절개를 나타냅니다.
  
소나무는 장수, 포도, 수박, 연꽃은 다산, 모란은 부귀와 행복을 상징하는데 궁중에서의 모란은 왕의 권위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화투 속 식물들

비록 조선 후기에 일본의 상인들을 통해 전해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놀이가 화투입니다. 화투는 모두 12가지 종류가 각각 4장씩 있으며 1월부터 12월까지를 나타냅니다. 화투에 나오는 말 그대로 계절에 맞게 12가지 종류의 식물이 나옵니다. 물론 동물이 함께 나오는 것도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 우리의 민화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림에 여러 가지 상징물을 그려 복을 기원하는 것은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1월은 소나무, 2월 매화나무, 3월은 벚나무, 4월은 등나무, 5월은 난초, 6월은 모란, 7월은 싸리나무, 8월은 공산(空山), 9월은 국화, 10월은 단풍나무, 11월 오동나무, 12월 버드나무입니다. 화투에는 식물만 나오는 것도 있지만 동물과 함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월별로 그림들이 나타내는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월은 소나무와 학(두루미)이 나옵니다. 장수를 의미하는 소나무와 기쁜 소식 의미하는 두루미 그리고 빨갛게 떠오르는 해로써 ‘소식’을 나타냅니다. 2월은 겨울이 끝나기도 전에 피는 매화(꽃말은 고결함)와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동박새로써 사랑을 나타냅니다. 3월은 화려하게 핀 벚꽃과 행사장의 장막으로써 여행을 나타냅니다. 4월은 흑싸리라고도 하는데 이 식물은 등나무(꽃말은 환영)입니다. 여기에 애달픔을 의미하는 두견새로써 싸움을 나타냅니다. 5월에 나오는 식물을 흔히 난초라고 하는데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식물은 물가에 사는 꽃창포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연못과 나무다리 그리고 구름 등이 그려져 있는데 연애를 나타냅니다. 6월은 목단이라고도 하는 모란(꽃말은 부귀영화)입니다. 나비 한 쌍으로써 ‘기쁨’을 나타냅니다.





7월은 홍싸리라고도 하는데 싸리나무입니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멧돼지로써 ‘횡재’를 나타냅니다. 8월은 공산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그냥 빈산만 그려져 있습니다. 빈산에 어떤 식물이 있는 걸까요? 일본 화투의 8월을 보면 공산에 억새가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전해지며 새로 만들어지면서 억새는 빠지고 빈산만 남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추석(음력 8월 15일)을 의미하는 보름달과 기러기로써 ‘달밤’을 나타냅니다. 9월은 국화 중에서 구절초(꽃말은 순수)와 목숨 수(壽)가 새겨진 술잔으로써 ‘술’을 나타냅니다. 10월은 단풍나무와 사슴으로써 ‘근심’을 나타냅니다. 11월은 오동 또는 똥이라고 하는데 오동나무(꽃말은 그리움)와 봉황으로써 돈(재물)을 나타냅니다. 12월은 비라고 하는데 여기에 나오는 식물은 버드나무(그 중에서도 수양버들)입니다.  

민화의 감초, 소나무
화조영모도, 심장생도, 화투 등 서민에게 친숙한 그림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식물은 소나무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소나무는 ‘장수’를 상징합니다. 소나무는 솔이라고도 합니다. 소나무는 ‘솔’과 ‘나무’가 합쳐진 말인데 솔은 상(上), 고(高), 원(元)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솔은 으뜸, 우두머리를 뜻하는 ‘수리’가 술로 술에서 솔로 변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따라서 나무 중의 으뜸이라는 의미로 솔나무라고 했다고 지금의 소나무가 되었습니다. 


송석도 (松石도), 조선 문예가 강세황 그린 소나무 그림으로 민화보다는 격식있게 그려진 소나무 그림 (국립중앙박물관) 


소나무가 나무 중의 으뜸이라고 생각한 것은 우리 조상들이 소나무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을 때 소나무의 하얀 속껍질을 먹고, 송편을 찌거나 술을 담글 때 천연 방부제로 솔잎을 썼습니다. 꽃가루로 떡을 해 먹고, 송진으로는 불을 밝혔습니다. 떨어진 솔잎은 훌륭한 땔감이 되었고 소나무는 귀한 목재였습니다. 또한, 죽어서는 묻히는 관 또한 소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오늘날 소나무 숲에는 피톤치드라는 화학 물질이 나와 정신을 맑게 해주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소나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를 구별하지 않고 그냥 소나무라고 하고 있는데, 아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나무는 침엽수로 바늘 모양의 잎이 몇 개씩 뭉쳐납니다. 잘 살펴보면 2개, 3개, 5개가 뭉쳐 있는데 차례대로 소나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입니다. 물론 소나무과에 속하는 나무가 더 있지만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소나무종류는 거의 이 세 종류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소나무 종류로 왼쪽부터 소나무(잎이 2개씩 모여남), 리기다소나무(잎이 3개씩 모여남), 잣나무(잎이 5개씩 모여남).  


우리 조상들은 그림을 그릴 때 그 소재를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겼지만, 그 소재가 담고 있는 상징을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통해 장수, 건강, 부귀, 행복, 출세 등 소망하는 것을 이루고자 기원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설명해주기 전까지는 그 소재가 담고 있는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민화를 보면 그림의 소재 하나하나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비슷한 작품을 찾아 연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민화, 가장 대중적인 그리고 한국적인』, 정병모,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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